노출과 다이어트의 계절인 여름이 서서히 끝나가는 요즘, 가을이 오기를 유독 반기는 사람들이 있으니, 망가진 가슴라인을 옷으로 꽁꽁 싸매고자 하는 ‘부유방’과 ‘여성형 유방’ 환자들이다. 흔히 부유방과 여성형 유방을 단순하게 살이 쪄서 생긴 것이라고 오해해 다소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비정상적인 유선 조직으로 생긴 유선 질환이다. 없어야 할 가슴으로 남녀 모두를 움츠러들게 하는 유선 질환, 부유방과 여성형 유방에 대해 알아보자.
‘부유방’이란 유방 조직이 가슴이 아닌 다른 부위에 존재하는 증상으로, 유방이 좌우 한 쌍보다 많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태아 때 겨드랑이와 가슴, 사타구니까지 일명 밀크라인이라고 부르는 유선 뿌리가 생성되는데, 일반적이라면 유방이 가슴에 고정되어 발달하고 나머지 부위의 유선은 태아 8주 때가 넘어가면서 퇴화해 없어지지만, 가슴 이외의 부위에 유선 뿌리가 퇴화하지 않고 남으면 후에 유방으로 성장해 부유방이 발생하는 것이다. 포유류의 발생학적 유선의 위치에는 어디든지 생길 수 있으나 주로 겨드랑이에 많이 나타난다.
여성은 생리와 임신, 출산 등을 경험하면서 다양한 신체 변화를 겪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신체 이상 중 하나가 바로 부유방이다. 일반적으로 생리주기에 따라 겨드랑이에 유독 땀이 많이 나거나 몽우리가 잡히는 정도이다가 임신이나 출산 시 호르몬의 변화로 숨어있던 유선이 비대해지며 통증이 발생해 알게 된다. 증상이 없는 부유방은 다이어트를 해도 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의 살이 빠지지 않아 알아채기도 한다. 부유방은 이처럼 평소 잘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부유방은 자가 검진 방법을 알고 있으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돼 빠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겨드랑이가 남들보다 유독 많이 튀어나와 있거나 겨드랑이, 혹은 그 주변을 만졌을 때 만져지는 덩어리가 있다면 부유방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생리주기에 따라 겨드랑이 통증이 있거나 겨드랑이 주변에 유두와 비슷한 모양의 피부 병변이 있을 때도 부유방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부유방엔 지방조직뿐만 아니라 유선조직까지 분포하고 있어 양성종양이나 악성종양, 유방 질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수술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좋다. 부유방은 유방 X-ray와 유방 초음파를 통해 유선조직 유무를 확인해 진단하며, 환자마다 유방조직과 지방의 분포 정도, 피부 늘어짐 정도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다르므로 개개인의 상태를 고려한 맞춤 수술이 필요하다. 지방세포가 많으면 지방흡입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유선조직이 발달하고 피부가 처졌다면 피부 절개를 통한 유선 절제술로 유선조직과 지방층을 함께 제거해야 재발하지 않는다. 유선조직이 많지 않고 피부가 많이 처져있지 않으면 작은 절개를 통해 바늘을 넣고 유선조직을 흡입하는 맘모톰 시술도 가능하다. 부유방 수술은 부유방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제한적으로 건강 보험 적용이 되므로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부유방은 건강적인 측면과 더불어 외적인 스트레스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겨드랑이 부위엔 림프절, 신경, 혈관조직이 밀집되어 있어 기능적인 손상 없이 안전하게 수술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여성에게 불필요한 유방이 부유방이라면 남성에게 불필요한 유방은 ‘여성형 유방’이다. 여성형 유방은 남성의 유방에서 여성에게만 있어야 하는 유선 조직이 증식하여 여성처럼 한쪽 혹은 양쪽 유방이 과도하게 발달한 상태를 말하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불균형이 생겨 발달하게 되는 ‘진성 여유증’과 비만으로 인해 가슴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어 생기는 ‘가성 여유증’이 있다.
진성 여유증은 시기적으로 영아기와 사춘기, 노년기에 생길 수 있다. 신생아와 영아는 태아 때 모체로부터 받은 에스트로겐의 자극으로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사춘기 남성은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비율이 불안정해 생기지만 16~17세경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면 대부분 사라지며, 노인은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를 제외하면 병적 여성형 유방으로, 신체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염색체 이상(클라인펠터증후군)이나 고환염, 뇌하수체 종양, 영양실조 등으로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져 생기거나 고환암, 부신종양, 만성간부전으로 여성호르몬이 증가해 나타날 수도 있다. 또는 복용 중인 고혈압 치료제, 이뇨제, 신경안정제, 무좀약 등이 원인일 수도 있고, 내분비계 문제나 암, 에이즈 등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여성형 유방은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통증이 유발될 수 있으나 대부분은 크게 증상이 없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사회적 혹은 심리적으로 장애요인이 된다면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여성형 유방의 원인이 남성 호르몬 부족이라면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여성호르몬을 차단하는 약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반응이 없거나 미용적인 측면까지 고려하고 있다면 유방 축소 수술, 유선 제거술 등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특히 여성형 유방 수술은 부유방 수술과 마찬가지로 건강 보험이 적용돼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성 여유증은 식단 조절과 다이어트, 운동 등으로 좋아지기도 하며, 지방 흡입을 받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