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영화, 웹툰 등의 창작물에는 만든 사람의 노력과 가치를 인정하고자 하는 저작권이, 명품 브랜드 제품에는 그 자체의 상품성을 인정해 상표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는 상표권이 있다. 그럼에도 불법 복제물과 가품들의 무분별한 유통은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결국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미용 의료기기에도 소비자를 속이는 차원을 넘어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짝퉁’이 있다. 바로 ‘불법팁’이다.

‘불법팁’ 사용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특히 탄력·리프팅 장비인 써마지와 울쎄라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써마지와 울쎄라는 각각 고주파(RF)와 초음파(HIFU)를 기전으로 하는 리프팅 및 타이트닝 장비로, 시술시 소위 ‘팁(Tip)’이라 불리는 소모품이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팁이란 시술시 직접 피부에 접촉하는 끝 부분으로, 에너지양을 조절해 피부에 균일한 에너지가 안전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하지만 한 번 사용한 후 교체해야 하고, 팁 교체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부 병의원에서는 개조된 불법팁을 사용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경로로 팁을 구입해 사용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울쎄라 제조사인 멀츠는 지난 2017년, 의료기기법 위반의 불법 개변조행위로 불법팁 유통업체를 고발하기도 했다. 시중 가격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유통되고 있는 불법팁은 일부 병의원에 공급, 해당 병의원에서는 불법팁을 활용해 시술 가격을 낮춰 호객행위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법팁은 정품팁과 육안으로 구별이 어렵고 각 팁마다 적혀 있는 시리얼 번호를 확인해야 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불법팁 사용으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불법팁을 사용할 경우 시술 중 장비 이상은 물론, 이로 인해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고온의 열을 이용하는 만큼 화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고, 열에너지가 고르게 전달되지 않고 피부에 적절한 샷을 컨트롤하지 못해 시술효과도 떨어질 수 있다. 써마지 제조사인 솔타메디칼 관계자는 “불법팁 사용으로 인한 화상이나 색소침착 등의 환자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같이 불법팁으로 시술을 받을 경우 시술의 효과는 물론, 안전까지 보장할 수 없으니 시술 전 시술에 사용되는 팁이 정품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써마지는 써마지 팁 박스 상단에 정품을 나타내는 보호 스티커가 붙어 있는지 살펴봐야 하며, 보호 스티커를 제거하면 보이는 정품인증번호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울쎄라는 시술 받는 울쎄라 기기에 부착된 Amplify ll 인증 마크와 시술 후 공식 인증서 발행 가능 여부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써마지와 울쎄라 모두 각각의 온라인 사이트에 정품인증번호를 입력해 정품팁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수 백 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시술임에도 불구하고 시술 가격이 유난히 저렴한 것 같을 때에도 사용되는 팁이 불법팁임을 의심해볼 수 있다. 대부분 써마지와 울쎄라 시술 가격에 정품팁의 비중이 상당부분 차지할 정도로, 정품팁은 고가이자 시술의 핵심 부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품팁이 아닌 불법팁을 사용하는 병원에서는 당연히 시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밖에 없다. 

불법팁으로 인한 환자 피해를 막고자, 각각의 제조사에서는 ‘정품인증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 써마지는 정품팁의 중요성을 더(THE) 알려, 많은 소비자가 더(THE) 안전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한다는 취지의 'THE REAL'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정품인증 체험 이벤트를 진행, 이벤트에 참여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선물을 증정할 예정이다. 

울쎄라는 최근 환자 및 병의원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모바일 앱 '보이는 울쎄라'를 출시, 울쎄라 시술 후 정품 인증 스티커의 QR코드 스캔을 통해 간단하게 정품 시술을 인증 받을 수 있고, 정품인증을 할 때마다 포인트가 적립돼 선물과 교환할 수 있게끔 했다. 또한, 앱을 활용하면 병원 내 울쎄라 팁 재고와 유효기간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어 의료진이 환자에게 더욱 안전한 시술을 진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윤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