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이 바싹바싹 마르는 환절기, 건선, 건성습진, 아토피피부염, 지루성피부염 등 건조한 계절에 악화되는 피부염을 가진 사람들에겐 더욱 고통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중 건성습진은 가려움증을 동반하면서 하얀 각질과 함께, 오래된 도자기 표면에서 볼 수 있는 균열이 나타난다. 건성습진으로 피부과에 내원하는 환자 중 대부분은 50대 이상의 성인들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많이 한다. "왜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건조해지는 거죠? 피부가 건조해지면 왜 가려움증이 발생합니까?"
나이가 들면 표피장벽의 회복능력이 저하되는 한편, 표피의 산도(PH)는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수분유지가 어려워지며 겨울철 찬바람에 의해 수분이 손실되는 것이다. 표피 수분감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벼운 염증을 유발하며, 피부에 자극을 주는 외부 인자(알레르기 항원, 감염, 추위, 햇빛 등)의 보호기능을 감소시킨다.
건성습진을 예방하기 위해선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가 건조할 땐 가습을 해주고 실내온도 유지, 목욕 시간과 횟수 최소화 등 일상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이 대부분이다. 목욕을 할 때는 뜨거운 물을 가급적 피하고 순한 비누를 사용한다. 목욕기름(bath oil)과 오트밀 팩(oatmeal pack) 또한 도움 된다.
건성습진 환자들에게 특별히 강조되는 부분은 보습제 선택과 사용방법이다. 단순히 ‘어떤 보습제가 좋다더라~’ 하는 소문만 맹신했다가는 큰코 다치기 쉽다. 중증도, 부위, 가격대비 효용성에 따라 제품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보습제의 성분은 크게 밀폐제, 습윤제, 자연보습인자로 나뉘며 3가지 성분의 배합 정도가 각기 다르다. 밀폐제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고 유성 물질로서 피부표면에 유막을 형성하여 보습력을 높여준다는 점이다. 심하게 건조한 부위에는 밀폐제 성분이 많이 함유된 제품이 좋으며 가격이 저렴하여 범위가 넓은 부위에도 효용성 있다. 습윤제는 대기 및 피부 속 수분을 끌어들여 각질층의 수분량을 늘려주고 사용감이 부드러워 자연보습인자의 대체제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저온, 건조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각질층의 수분을 외부로 방출하여 건조증이 악화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드시 밀폐제와 혼합돼야 하며 장벽기능이 손상된 환자에게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연보습인자는 생리적 지질과 유사하여 표피장벽의 본래의 기능 회복에 크게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
건성습진은 사계절 언제든 재발할 수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건조한 피부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치료에 따른 일시적 효과에 만족해 꾸준한 관리를 하지 않는다. 한 번 일정수준 이상으로 악화된 건성피부는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우니,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