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감기' 질염, 가볍게 생각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여성의 감기' 질염, 가볍게 생각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 이윤희 기자
  • 승인 2019.11.13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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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여성이 일생 중 한 번은 질염 겪어
면역, 위생 관리가 질염 예방의 핵심
배은경 원장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 필요"

여성에게는 감기처럼 흔하다고 해 ‘여성의 감기’라고 불리는 ‘질염’. 루이스산부인과 배은경 원장에 따르면 여성의 50~80%는 일생에 한 번 이상은 질염에 걸릴 수 있으며, 산부인과 환자의 40~50%는 질염으로 내원한다고 한다. 질염, 여성에게 감기만큼 흔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마냥 가볍게 생각할 질환은 아니다.

질염은 악취, 따가운 등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며, 장기적으로는 여성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질염은 말 그대로 질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원인에 따라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클라미디아, 유레아플라즈마 등과 같이 성매개성 질환으로 생기는 질염과 폐경기 이후 생기는 위축성 질염, 알러지 반응으로 나타나는 알러지성 질염 등 다양하지만, 크게는 가장 잘 생기는 ‘세균성 질염’, ‘칸디다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으로 나눌 수 있다.

세균성 질염은 질 내부에 서식하는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라는 젖산균이 줄어들면서 ‘가드넬라(Gardnerella vaginalis)’ 등의 유해균이 증식해 나타난다. 락토바실러스는 질 내부를 pH4 정도의 약산성으로 유지하게 해 세균의 침입과 증식을 막는데,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했을 때, 샤워 시 질 내부까지 씻을 때나 잦은 성관계를 했을 때 이 락토바실러스가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세균성 질염이 생기면 생선 비린내가 나는 질 분비물을 보거나 따가움, 작열감 등이 있을 수 있고 소변을 볼 때 외음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칸디다성 질염은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라는 곰팡이균이 문제를 일으키며 나타난다. 칸디다 알비칸스는 위장관 내에 기생하는 정상 곰팡이균인데, 건강할 때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했을 때, 임신 중일 때, 당뇨가 심할 때 등에 갑자기 증식하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칸디다성 질염은 특징적으로 두부 으깬 것과 같은 흰 분비물이 나오고, 붓고 따가우며 가려운 증상이 있다. 배은경 원장에 따르면 칸디다성 질염에 걸렸던 여성의 50% 정도는 두 번 이상 재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1년에 4회 이상 재발하면 재발성 칸디다 질염이라 정의한다고 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질편모충염)은 ‘트리코모나스(Trichomonas vaginalis)’라는 원충에 의해 감염되며 성관계를 통해 전염된다. 성매개성 질환인만큼 성 파트너도 감염이 되곤 하지만,  남성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한다.

여성에게는 악취가 나는 노란색 혹은 회색 질 분비물이 물처럼 많이 나오며, 자궁경부가 부어 질 분비물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있다. 심한 경우 배뇨통이나 방광염 같은 증상이 동반하기도 한다.

질염이 걸이면 질 분비물 이상, 악취, 외음부 가려움증은 물론 심하면 배뇨통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임신을 하면 면역체계가 달라지고 질 내부에 에스트로겐이 많이 증가하는 등 환경이 변화할 수 있어, 임신 전 질염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흔하게 생길 수 있다. 만약 염증 상태가 심하면 조산이나 유산, 또는 태아가 잘 자라지 못해 저체중 아기를 낳을 가능성이 있고, 출산 시 아기의 눈에 전염되면 아기에게 눈병이 생길 수도 있다. 임신 중에는 질염을 최대한 치료하지 않고 두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임신 중에도 필요한 경우에는 치료를 해야 한다.

임신을 준비하는 중 질염이 심하게 생길 경우에는 질 내부의 pH(산성도)가 변화해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은경 원장은 “염증이 심하면 pH가 올라 중성이 되거나 알칼리성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정자의 운동을 방해해 임신 확률을 저해할 수 있다. 클라미디아나 임질 같은 성매개성 질환을 앓았던 경우에는 자궁 안까지 염증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난소나 나팔관에도 염증을 일으켜 불임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임신을 계획한다면 질염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치료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세균성 질염은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 성분의 항생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약 복용이 어렵다면 질정제나 메트로니다졸 젤(gel) 등의 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다. 

칸디다성 질염은 ‘클로트리마졸(Clotrimazole)’ 질정제나 ‘플루코나졸(Fluconazole)’ 경구 약 1회 용법으로 치료 가능하다. 보통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약을 쓰면 잘 치료된다. 1년에 네 번 이상 재발하는 경우 ‘재발성 칸디다 질염’이라 진단하는데, 6개월 정도 꾸준히 치료해야 이후에 재발하지 않는다.

트리코모나스 질염도 세균성 질염과 마찬가지로 메트로니다졸 성분의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으나, 성매개성 질환이므로 성 파트너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간혹 증상이 없는 남성은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이후 성관계가 있을 때 재발할 수 있으므로 꼭 치료하는 것이 좋다.

임신부는 항생제 복용을 되도록 안 하는 것이 원칙이며, 임신부 전용 질정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전용 질정제가 아니더라도 메트로니다졸 성분의 질정제 및 젤이나 항진균제가 함유된 질정제를 사용하면 대부분 나을 수 있다. 합병증이 심하면 약을 먹기도 하지만 임신 초기는 피해야 한다.

루이스산부인과 배은경 원장은 "질염을 그냥 두면 증상이 심화되니 초기에 주저하지 말고 산부인과에 내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질염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면역력을 기르며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질 내부의 산성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발생할 수 있는만큼 질 안쪽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고, 질 주변부나 외음부를 씻을 때는 향이 강하지 않은 저자극의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너무 자주 사용하면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균 증식을 막기 위해 통풍이 잘 되는 면 속옷을 입는 것도 좋다. 이외에도 락토바실러스가 함유된 유산균 제제 또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거나, 이러한 성분의 질정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질염이 여성의 감기라지만 감기로는 쉽게 병원을 찾으면서도 질염으로는 산부인과에 가는 걸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질염은 방치할수록 증상이 심화된다.

배은경 원장은 “산부인과에 가기 부끄러워하는 젊은 여성이 많다. 질염은 성경험이 없어도 흔하게 생길 수 있는데, 부끄럽다고 그냥 두면 증상이 오래가기도 하므로 증상이 있을 땐 주저하지 말고 빨리 내원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길 권장한다. 젊은 여성 중에는 자각 증상이 없어도 질염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1년에 1~2회 정도는 산부인과에 내원해 정기적으로 검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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