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필러 부작용' 논란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유튜브 '필러 부작용' 논란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 이윤희 기자
  • 승인 2020.01.10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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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러는 흡수되지 않고 뼈를 패이게 한다' 주장으로 의사들 간 논쟁 벌어져
유튜브 속 다양한 콘텐츠를 적절히 가려볼 수 있는 시각 길러야

작년 말, ‘유튜브’에서 한 성형외과 의사의 필러 부작용에 대한 영상이 이슈가 되었다. 이 영상이 조회수 백만 이상을 모으며 화제가 되자 성형외과, 피부과 전문의 등 미용의료를 진료하는 의사들이 반박 영상을 올리며 갑론을박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실제로 이번 ‘필러 논쟁’과 관련한 영상에는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냐’는 시청자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일단락 된 듯 보이지만, 이 논쟁으로부터 우리가 되새겨 볼 것은 무엇일까?

이제는 어느 정도 일단락 된 듯 보이는 필러 논쟁, 이 논쟁으로부터 우리가 되새겨 볼 것은 무엇일까?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현재 병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필러는 HA(히알루론산, Hyaluronic Acid) 성분의 필러이다. HA필러는 꺼진 부위의 볼륨 증진 및 주름 개선을 위해 진피층 및 피하조직에 인체 성분과 유사한 물질인 HA를 주입해 채우는 의료기기로, 필러 성분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면 필러를 감싸는 얇은 캡슐 막이 생성되고, 필러 내부로 자가조직의 생성을 도와 주름 및 볼륨을 개선한다.

이번에 HA필러와 관련해 가장 논란이 되었던 내용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자가 조직과 필러가 섞이면 100% 흡수되지 않고, 분해 주사를 주입해도 완전히 녹이기 어렵다’이고 두 번째는 ‘필러는 뼈를 패이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대한성형외과학회 산하 최소침습성형연구회에서는 바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최소침습성형연구회는 히알루론산은 인체 내에서 피부과 관절낭액, 유리체액에 존재하는 구조물로 인체 내에 12g 정도가 존재하며, 매일 약 3g의 히알루론산이 분해되고 다시 생성하기를 반복하는 물질임을 상기하며 필러 주입 후 문제가 되었을 때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주입해서 녹일 수 있다는 것을 다수의 논문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였다. 아울러 논란이 된 주장과 관련해 해석의 오류를 지적하며, 의학관련 검색 사이트인 ‘PubMed‘에 수록된 HA필러 관련 논문만 1,013개(2019. 11. 12 기준)이지만 HA필러를 사용하지 말라는 논문은 없음을 강조했다. 

필러는 흡수되지 않고 녹이기 어렵다는 점과 관련해 오아로피부과 정재윤 원장은 ”히알루론산은 우리 몸에 있는 효소로 서서히 분해된다. 또한,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이용해 제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진료하고 있는 성형외과, 피부과 전문의들의 의견은 어떨까?

먼저, 필러는 흡수되지 않고 녹이기 어렵다는 점과 관련해 오아로피부과 정재윤 원장은 “히알루론산 필러가 1~2년 유지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오래가는 경우도 있다. 필러를 주입한 부위나 위치, 피부 층에 따라 유지기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나는 거의 다 빠져나간다고 생각한다. 히알루론산은 우리 몸에 있는 효소로 서서히 분해된다. 또한,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이용해 제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필러의 뼈 패임과 관련해서 국내 대표적인 필러 전문가인 고익수성형외과 고익수 원장은 “필러로 인해 뼈가 패이려면 필러가 물렁물렁하면 안 된다. 뼈를 패이게 하려면 필러가 굉장히 딱딱해져야 한다. 필러가 딱딱하다는 건 이미 육아종이 된 것이다. 육아종은 다른 문제이다. 육아종은 정상적인 필러가 아니라, 다른 부작용으로 필러가 돌덩이처럼 바뀐 것이다”라며 “육아종이 생겼더라도 물리적으로 뼈를 누르고 들어가는 것은 어렵다. 육아종이 커지면 먼저 피부 쪽으로 육아종이 밀려나고, 밀리다 못해 피부가 풍선처럼 빵빵해진 다음에야 뼈를 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3D프린팅을 이용한 안면윤곽 성형수술의 선구자인 에이치성형외과 백정환 원장은 감염에 의해 뼈가 녹을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논란이 된 영상의 논문 속 사진에 보이는 뼈가 움푹 패여있는 모습에는 물음표가 있다. 왜냐하면 그 부위는 원래 정상적으로 패여있는 부위이다. 근거로 제시한 그 영상은 논리 전개에 맞지 않는다“며, ‘누구의 말이 정답이다’로 결론 짓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의학은 확률과 통계에 근거하므로 무엇이 절대적으로 맞다, 틀리다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에이치성형외과 백정환 원장은 ‘누구의 말이 정답이다’로 결론 짓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의학은 확률과 통계에 근거하므로 무엇이 절대적으로 맞다, 틀리다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의사는 자료를 근거로 가장 합당한 판단을 해야 하는 ‘과학자’이기에, 의사 스스로 새로이 발견한 것이 있다면 학회에서 논문으로 얘기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직 정립되지 않은 내용을 유튜브와 같은 공공적인 채널로 확산시키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의료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의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의학을 설명하는 말에 ‘OX’, ‘절대’, ‘평생’과 같은 단언하는 단어가 사용된다면 어느 정도 걸러 봐야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최소침습성형연구회에서는 모든 성형외과 수술이나 시술에는 장단점이 있으며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말한다. 의사들은 수많은 스터디와 연구를 통해 이런 시술들의 부작용과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법을 배우면서 가급적 좋은 결과를 나타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안면윤곽술을 해서 사망사고가 나타난다고 안면윤곽술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지방흡입술을 해서 폐색전증이 나타난다고 지방흡입술을 하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타당할까?

보통 사람들은 의사와 같이 어느 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얘기하는 내용은 신뢰도가 높다고 받아들인다. 그러다보니 그 분야 권위자의 한 마디에 쉽게 휘청일 수 있다. 그래서 ‘이 의사는 이렇게 얘기하는구나’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는 소비자의 정보 습득 방법에 지혜도 필요하다.

고익수성형외과 고익수 원장은 “적합한 성능의 필러를 제대로 시술받았다면, 그리고 후에 잘 없어졌는지 검사로 확인을 받는다면 불필요한 공포는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번 논쟁은 필러를 마냥 가볍게만 생각했던 소비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지만, 필러 자체에 대해 두려움이 생긴 소비자도 있다. HA필러는 2003년 레스틸렌이 FDA승인을 받은 이후 다른 재료의 필러들에 비해 안전하다는 장점을 무기로 전세계 필러 중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익수 원장은 “제품의 성능에 문제가 되는 필러라면 육아종이 될 수 있고. 그것은 제거 수술을 받기 전에는 없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적합한 성능의 필러를 제대로 시술받았다면, 그리고 후에 잘 없어졌는지 검사로 확인을 받는다면 불필요한 공포는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약리학 교과서 첫 머리에는 ‘모든 약은 독이다’ 라고 쓰여있다. 약의 재료와 농도, 사용 방법이 적절하면 ‘약’으로서 작용할 수 있지만, 이것이 어긋나면 독이 될 수 있다. 필러를 비롯한 많은 미용의료 시술도 그러하다고 볼 수 있다. 정도와 방법에 따라 좋은 역할을 할 수도, 나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무엇이든 예외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항상 유심히 생각하고 경계하는 것이 이번 논쟁을 바라보는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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