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고생한 두피, '가을 탈모'로 이어진다? 가을철 탈모 관리법!

여름에 받은 자외선, 땀 등의 자극이 가을에 탈모 유발할 수 있어 충분한 휴식과 고른 영양섭취가 탈모 예방에 중요

2020-10-26     이윤희 기자

요즘 같은 가을은 탈모인에게 두려운 계절이다. 가을을 흔히 ‘탈모의 계절’이라고 할 정도로, 가을이 되면 우수수 낙엽이 지듯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많이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대체 왜 가을에 탈모가 심해지는 것이며, 어떻게 가을철 탈모를 관리해야 하는 걸까.

가을이 탈모의 계절이 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먼저, 여름 내내 강한 자외선과 땀, 피지, 분비물에 두피와 모낭, 모근이 일종의 스트레스를 받아, 시간이 지나면서 모발이 다량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 첫 번째 원인이다. 자극을 받은 즉시 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1~2개월 뒤에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가을철에 탈모 증상이 있는 것이다.

또한, 가을에는 탈모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일시적으로 많아져 탈모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이는 일조량과 연관지을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일조량이 긴 여름철에서 짧은 가을철로 넘어가며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증가한다.

본피부과 안용섭 원장은 “테스토스테론이 인체 내 효소에 의해 DHT(Dihydrotestosterone,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으로 전환되면 모발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생성을 방해하고 모발이 쉽게 탈락하게 되는 등 모발의 생장주기에 관여한다”고 설명했다.

모발은 모발을 성장시키는 ‘성장기’-모발의 성장이 정지되는 ‘퇴행기’-모낭이 비활성화되어 모발이 자연스럽게 탈락하는 ‘휴지기’의 생장주기를 갖는다. 가을은 휴지기를 맞는 모발이 가장 많은 계절이기도 하다. 여름 자외선에 자극받은 두피가 성장기 모근에 작용하며 휴지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으며, DHT로 인해 성장기가 짧아지고 휴지기가 길어질 수 있다.

가을에 특히 발생한다는 각종 피부질환이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지루피부염과 건선이 있다. 지루피부염과 건선이 두피에 발생하면 비듬과 같은 각질이 많이 쌓이게 되는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탈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은 두피와 모낭 주위에 염증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 모낭염이나 농양을 형성하는데, 이로 인해 탈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안용섭 원장은 탈모의 치료법으로 약, 주사시술, 자기장 치료, 레이저 치료 네 가지를 제시한다. 

먼저, 탈모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 중에 가장 기본은 ‘약 복용’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프로페시아’라는 제품명으로 유명한 피나스테리드와 ‘아보다트’로도 알려진 두타스테리드로, 테스토스테론을 DHT로 전환시키는 5알파 환원효소 (5-a-reductase)를 억제한다. 피나스테리드로 효과를 보지 못 했거나, 앞머리 부근의 탈모가 있는 경우 두타스테리드 약물을 처방 받을 수도 있는데, 피나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의 2형만을 차단하나, 두타스테리드는 1, 2형 모두 차단할 수 있어 DHT 농도를 더 감소시킬 수 있다.

두피나 모낭이 손상을 받아 염증이 있는 등 상태가 좋지 않을 땐 염증을 줄이고 세포를 활성화하는 ‘메조테라피’ 또는 ‘모낭주사’라 불리는 시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미세한 바늘 여러 개가 촘촘하게 난 MTS 롤러를 사용해 두피에 상처를 낸 후 성장인자 성분을 도포할 수도 있으며, 사이토카인이나 줄기세포 등의 성분이 함유된 주사제를 모낭과 모근에 가깝게 깊이 주사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자기장을 이용해 모발의 성장기를 최대한 길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자기장 치료’도 한 방법이다. 굵고 긴 머리카락이 되기 위해서는 모발의 성장기를 최대한 길어지도록 해야 하는데, 자기장 탈모 치료 장비로 두피 주위에 자기장을 형성하여 모낭세포를 활성화해 모발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 또한, 두피 미세혈관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혈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통증 등 불편함이 없으며 앉아서 시술 받을 수 있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포토나 헤어토닝'으로 알려진 어븀야그(Er:YAG) 레이저를 이용한 탈모 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깊숙한 곳에 있는 모낭세포를 성장기로 유도할 수 있게끔 자극을 줘 치료하는데, 특히 여성에게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안용섭 원장은 “레이저 탈모 치료는 여성에게 주로 추천하며, 앞머리 쪽에 효과가 좋다. 남성에게도 권할 수 있는데, 젊을수록 더욱 효과가 좋다. 약에 대한 거부감이 많거나 이전에 약을 먹고 부작용을 겪은 경우 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을철 탈모를 막기 위해서는 생활 관리 또한 필요하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며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안용섭 원장은 “제일 중요한 건 숙면이라고 생각한다. 잘 자면 체내 호르몬 활성화나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식생활도 매우 중요하다.  불규칙한 식사를 하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먹곤 하는데, 야채와 과일도 먹어야 한다. 지루피부염이나 건선으로도 생길 수 있는 만큼 그에 대한 관리가 잘 된다면 탈모 관리도 쉬워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담배를 피우거나 과하게 술을 마시는 것도 탈모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담배는 모발 성장에 필요한 세포와 성분을 파괴하기도 하고 혈류를 감소시켜 모발에 혈액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게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도 문제가 되는데, 모발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 과도하게 칼로리를 줄이는 식이제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모발이 약해질 수 있다.